보험 에이전트

미국보험 에이전트 시험에 합격한 비결은?

Hopeguide 2024. 2. 24. 08:20

7월 말에 하던 모든 일을 그만두고 인생중간 은퇴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알라스카에 트래킹 여행도 다녀오고, 산악회에 가입해서 주말마다 등산을 하고, 일부러 책도 읽지 않고 머리를 텅 비우려 했다. 
 
몇 달 지나니 심심해서 견딜 수 없었다. 

마침 나를 보험의 세계로 인도했던 박사님이 보험 에이전트 해보지 않겠냐는 말에 귀가 솔깃해서 일단 시험을 한번 쳐보기로 했다. 그전에 온라인으로 검색을 해보니 미국 보험 에이전트에 관한 자료가 많지 않았지만 딱 한구절이 나를 사로잡았다.
"에이전트 시험은 평생동안 한번만 시험을 치면 된다. 영업에 자신이 없다면 자신의 가족 보험만 해도 남는 장사다"
 
보험은 공기와 같다. 우리집에도 차보험, 남편 직장 보험, 주택 보험, 남편 생명 보험, 내 생명 보험, 의료 보험까지...
보험이 벌써 몇 개인가? 나중에 아이들까지 독립해서 가정을 가지면.. 그것만으로도 본전이겠네.
 
 보험 회사에 $100을 내고 코드를 받았다. 이 코드를 통해 온라인 교육을 먼저 받는다. 보험회사 코드가 있어서 $28정도를 내고 가입을 하였다. (개인으로 응시하면 $200-300, 비싸다)

 
교육 과정은 읽고, 동영상을 보고, 문제를 풀면 다음과로 넘어가게 되어 있었다. 번역기를 열심히 돌려가며 낯선 보험용어와 금융 전문 용어를 익혔다. 도장 깨기 하듯 하루에 한 과씩 3주 정도 공부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무언가를 공부할 수 있다는 사실이 뿌듯했다. 
모든 과를 마친 후 온라인 시험을 치는데 여기서 통과해야 주정부 시험에 응시하는 코드를 준다.
가벼운 마음으로 $62을 결제하고 메릴랜드 주정부 시험에 응시를 했다. 

 
가벼운 마음은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 
 
땡~ 불합격이요!  
불합격의 원인은 시험 해석 불가라고 할까? 시험치는데 해석이 안된다. 결국 문제도 다 못 풀고 울상이 되어 나왔다. 
 
이렇게 공부하면 안되는 거구나.. ㅠㅠㅠ
사람들에게 에이전트 시험 칠거라고 호언장담 했는데 망신살이 뻗치게 생겼구나 생각하니, 정신이 바짝 들었다. 힘들더라도 영어로 직면하기 시작한다. 라이프, 헬스, 메릴랜드 주 법까지 거의 150페이지에 달하는 양을 외우다니...
그것도 영어로?  간절하면 된다. 정말 할 수 있다. 나같은 이민 1세도 말이다. 
 
노트 하나 꺼내놓고 정리하고 외우고, 문제 풀고 1달 있다가(중간에 크리스마스연휴에다 신년이 끼어 공부의 흐름이 끊어졌다, 연말에는 에이전트 공부 하지 마시길) 다시 시험을 치러 갔다. 다시 $62 결제하고.
오잉~ 문제 왜이리 쉬워 졌어? 헷갈리는 건 있을지언정 안풀리는 건 없더라. 이게 공부의 힘이구나. 문제 다 풀고 나니 스크린에서 바로 결과를 알려준다. 
합격이요!! 

그렇게 눈물의 합격을 이루어냈다. 뿌듯함이 올라왔고 갑자기 바닥을 치던 자존감이 쑤욱 올라갔다.
3주 만에 패스한 영리한 에이전트들도 있지만, 2달만에 이루어낸 나의 성과가 결코 부끄럽지 않았다.
제대로 공부하지 않았다면 보험일도 시작할 수 없었을 것이다.
결국 시험은 보험의 가장 기본적인 초석을 까는 과정인 것이다. 
 
한번의 실패를 통해 "안돼면 말고~"란 생각을 접고 조금은 더 진지하게 보험의 세계로 입문하게 되었다. 
 
그 땐 몰랐지? 공부는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불편한 진실을...